⟨핑퐁⟩은 송승윤의 인터뷰 페이지입니다.
핑퐁 Ping-Pong
[명사] 탁구, 핑퐁(table tennis)
[자동사, 타동사] 왔다갔다 하다, 주고받다

⟨첫 번째 세트⟩
서버: 송승윤
리시버: 전명희
별집공인중개사사무소 대표이다. 서버 송승윤이 흥미롭게 보는 별집의 매물로는, 전농동 원룸, 명륜동 상업공간, 부암동 단독주택이 있다. 그녀는 부동산 중개와 더불어, 한겨레신문에 칼럼을 연재하며 공상 부동산 만화 ⟨나는 내가 살고 싶은 집에서 살기로했다⟩, ⟨판을 짜는 사람들의 단단한 기획 노트⟩, ⟨OTHER HOME OUR HOME⟩의 저자이다.

➀ 별집 공인중개사사무소(이하 '별집')를 소개해주세요.

➀₁ 앞으로 뻗어나갈 여지가 많겠네요?

➀₂ 홍천 세컨하우스도 좋아 보이더라고요.

➁ 다른미디어에서 인터뷰를 많이 하셨잖아요. 저는 기대 없이 인터뷰 요청 메일을 보냈었거든요. 인터뷰에 응해 주신 이유가 궁금해요.

➁₁ 그렇군요. 기분 좋네요(웃음). 저한테 궁금하신 거 있으면 중간중간 질문해주세요.

➁₂ 신기하네요. 원래 알고 계셨구나.

➂별집 대표님 '전명희'가 아니라 인간 '전명희'가 궁금한데, 좋아하는 음식이나 색깔, 취미 아니면 싫어하시는 것 등등 아무거나 말씀해주세요.

➃ 집에 관해서 얘기해 보려고 하는데요, 한겨레에서 연재하시는 ⟨전명희의 질문 집⟩이 "'나를 위한 집'을 찾으려는 분들에게 도움이 됐으면 좋겠다"라고 하셨어요. 그럼 역으로, 대표님을 위한 집은 어떤 곳일까요?

➃₁ 저도 궁금했어요.

➃₂ 그럼 어떤 동네를 선호하세요?

➃₃ 그런 동네, 그런 집에서 살고 계신 것 같아요?

➄ 건축과 건축 경영을 전공하셨죠. 지금은 공인중개사로 일하시고…. 공간이랑 엄청나게 얽혀 있으신데 공간에 대한 강박은 없으신가요?

➄₁ 대표님의 공간, 집이나 사무실을 타인에게 오픈하는 데 부담은 없으신 편이세요?

➅ 타인의 공간에 대한 이야기인데요. 제 경우엔, 수십 개의 매물을 둘러보고 고른 원룸에 살고있어요. 그러다 보니 별에별 집을 다 봤어요. 수십 개의 집 중, 집다운 집은 두 세개밖에 안 됐어요. 집과 창문은 갈수록 작아지고, 벽은 점점 얇아지는데 개선될 여지가 있을까요? 정책이 아닌, 개인이 노력해서 개선할 수 있는 부분이 있을까요? 별집도 공간과 환경 개선을 위해 노력하는 개인 중 하나라고 생각해요.

➅₁ 그런 목소리가 조금씩은 커지고 있죠?

➅₂ 별집에서 다루는 좋고 재밌는 집들이 더 많아지면 좋겠다고 생각해요.

➆ 대표님과 함께, 별집공인중개사사무소를 이루는 팀원분들도 궁금해요. 일반 부동산처럼 구성돼있을 것 같진 않아요. 어떻게 함께하게 되셨고, 어떤 부분을 채워주고 계신가요?

➆₁ 별집 사이트에 ‘매물 등록’ 창이 생겼더라고요. 그곳을 통해서 매물 등록 문의가 많이 오고 있나요?

➆₂ 늘어나면 좋은 거겠죠?

➇ 매물 중개뿐만 아니라, 인터뷰, 칼럼 연재, 작가 활동 등 다양한 분야로 활동 중이세요. 시도해보고 싶은 분야가 또 있으신가요? 매물의 범위를 넓히는 일이나, 도쿄 r부동산처럼 제품 판매라든지요.

➈ 현재 별집 사무소는 독립된 공간에 있어서 덜 할 것 같은데, 이전 홈쑈핑은 1층에 위치했죠. 주변에 지역 공인중개사 사무소도 많이 있었고요. 홈쑈핑이 들어섰을 때, 다른 공인중개사님들의 반응이 궁금해요.

➈₁ 만약, 온라인 기반이 아니고 오프라인에서 동네 매물을 다뤘다면 어땠을까요?

➈₂ 왜 사무실을 이곳으로 이전하신 거예요?

➉ 현재 별집은 주로 건축가가 설계한 집과 상가를 다루고 있죠. 혹시 다른 카테고리의 매물을 소개할 수 있다면 어떤 걸 시도하고 싶으신가요? 말도 안 되는 상상이어도 돼요.

✪ 마지막 질문이에요. 대표님이 서울에서 제일 애정하는 공간이 궁금해요. 갤러리나 카페가 될 수도, 어떤 동산의 꼭대기일 수도 있고요!

➀ 공간을 소개하고, 계약을 진행하는 등 부동산 거래를 성사시키기 위해 하는 업무는 여타의 부동산과 비슷할 거예요. 다른 점이라면, 저희만의 기준으로 공간을 큐레이팅해 정보와 정성적인 가치를 함께 소개하는 거예요. 공간 사용에 대한 제안도 곁들이고요. 또 다른 점은, 웹에 기반하고 있어요. 별집을 통해 하고자 했던 건 다양한 공간을 소개하는 거였어요. 처음부터 다양한 공간을 확보하는 데 어려움이 있어서 건축가가 설계한 공간으로 시작했어요. 그러다 보니 건축가가 디자인한 곳을 주로 다루는 부동산으로 알려지게 되었어요.

➀₁ 네. 최근엔 다른 유형의 것들도 올리고 있어요. 최근 지방에서도 중개 의뢰가 계속해서 들어오고 있어요. 수도권 밖에 있는 매물들은 오가는 시간과 비용을 생각하면 중개를 하지 않는 게 효율적일 수 있어요. 그런데 단순히 수익적인 측면만 보고 별집을 운영하는 게 아니기 때문에 호기심을 자극하는 매물이라면 멀어도 중개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➀₂ 역시 보는 눈이 있으시네요(웃음). 저도 그 집 진짜 매력적이라고 생각했어요.

➁ 다들 그렇게 말씀하세요. ‘답변받을지 몰랐다고’. 가끔 채용 문의나 인터뷰 요청 메일이 오거든요. 별거 아닌 이 구멍가게에 관심 가져주신 게 감사해서 정성스럽게 답변을 드려요. 첫 번째로는 홍보에요. 고객 중에 디자인, 예술 분야에 종사하신 분들이 많아요. 승윤님이 파티에서 공부하고 계셔서 그런 분들에게 소개가 더 많이 될 수 있겠다고 생각했어요. 두 번째는 그냥 승윤님이 궁금했어요. 학생인데 이런 쪽에 관심을 두고 메일 보내기가 좀 그렇잖아요. ‘보낼까 말까, 답이 올까 안 올까’ … 지금 제 나이가 더 많아서인지 기특하다고 해야 하나(웃음). 승윤님 같은 사람들이 궁금해요. 손님 중에도 건축이나 공간에 관심이 많다고 하시면 그 사람이 달리 보여요. 더 이야기하고 싶고.

➁₁ 혁신파크 아세요? 예전에 혁신파크에서 일했어요. 회사 내에 공간 답사 동아리가 있었는데 파티(PaTI, 송승윤이 디자인을 공부 중인 학교)에 답사를 갔었어요.

➁₂ 주변에 파티 출신 디자이너들과 연결된 분들도 몇 계시더라고요. 답사 갔을 때 ‘이런 데서 공부하면 어떻게 어떤 느낌일까?’ ‘예술하는 사람들은 이런 데서 공부해야 하나?’싶었죠. 승윤님 인스타그램 피드를 보니까 왠지 범상치 않아 보였고 이야기를 나누고 싶었어요.
저는 스스로 특이한 사람이라고 생각하진 않지만, 옛날부터 남들과 똑같이 하기를 싫어해요. 당연한 시기에 당연히 해야 할 것들을 차근히 해나가는 사람들보다는 뭔가 다른 사람과 얘기하는 걸 좋아해요.

➂ 원래는 엄청 계획형 인간이었어요. 계획과 다른 일이 생기는 걸 싫어하는 사람이었어요. 요즘에는 변화하는 과정에 있어요. 부동산 일을 하면서 셀 수 없이 많은, 다른 일들이 생겨요. 변수도 많고요. 그래서 요즘엔 많이 내려놓았어요.
정리 정돈은 잘하는 편이에요. 미니멀 리스트는 아니고요. 청소기를 매일 돌린다든지 정해진 때 한 번씩 돌린다든지 이런 스타일도 아니에요. 근데 머리카락에 예민해요. 머리카락이 떨어진 것에 신경이 많이 쓰여요.
또… 물건 잃어버리는 것을 싫어해요. 잘 잃어버리는 편은 아닌데, 잃어버리면 몇 날 며칠 그 물건이 계속 생각나요.
사람 많이 만나는 거 별로 안 좋아하고 사람 많은 데 가는 것도 안 좋아해요.
이건, 최근에 깨달았는데 동시에 여러 일을 못 해요.제가 하는 일이 여러 일을 한 번에 해야 해서 힘든 것 같아요. 이거 하나 하고 끝내고 다음 일을 해야 하는데, 이 일 저 일이 마구 들어오니까요.
한동안은 꽤 오랫동안 취미로 제빵을 했었어요. 힘들어도 빵 만들 때, 그 순간만큼은 스트레스가 풀리더라고요.
그리고 무서운 영화 보는 거 좋아해요. 요즘에는 이것저것 계속 봐서 기억에 남는 건 없어요. 그래도 여름에 한 번씩은 극장에 가요. 원래 극장에서 영화 보는 걸 별로 안 좋아하거든요.
작년 여름부터 혼자 살기 시작했는데 그 전엔 부모님이랑 살았었어요. 그때 반려견을 키웠거든요. 반려견이랑 같이 누워 있는 거 좋아해요.
요즘 들어 ‘누구랑 같이 보고 싶은’, 혹은 ‘순간을 담고 싶은’ 것들을 발견하는 거 좋아해요. 식물도 좋아지고 예전에 안 보였던 것들이 보이더라고요.

오래된 공간을 좋아해요. 손때 묻은 공간들. 아늑함, 안온한 느낌, 편안함을 좋아해요. ‘나를 위한 집’은 ‘자신의 성향에 맞는 집’을 얘기한거에요. 새로 지은 집, 인테리어가 잘 돼 있는 집만을 원하는 사람은 그런 집을 가져야 하는 거죠. 그런데 저처럼 그런 것보다 그 집의 첫인상 첫 느낌, 분위기가 더 중요한 분들도 분명히 있어요. 물론 기본적으로 갖출 건 갖춰야 하지만, 저는 집이 낡아도 상관없어요. 근데 추위를 많이 타서 창문이 너무 얇으면 안 되겠죠.(웃음)
또, 저는 구조가 독특해도 좋아요. 어차피 10년 20년 살 게 아니기 때문에 상관없어요. 집이 오래됐든 구조가 특이하든 긍정적으로 해석해서 보는 편이에요. 양면성이 있잖아요. 이게 좋으면 저게 별로고. 완벽한 집은 없잖아요.
‘부동산에 속아 넘어가지 않겠다. 잘못된 점을 다 찾아낼 거야’라는 마음으로 집을 보러 오는 손님들이 계세요. 그런 분들은 좋은 점은 하나도 못 보는 거에요. 그렇게 보는 게 안타까워요. 그러면 살 수 있는 곳이 있을까요? 일반적인 구조에서 사시다가 오시는 분들은 하시는 말씀이 있어요. “구조가 비효율적이다.” 공간의 경험이 적어서 그러시겠지만, 그렇게만 보다 보면 선택지가 줄어드는 거예요. 결국 비슷한 집에서 살게 되죠.
많은 사람이 궁금해해요. ‘전명희가 사는 집은 어떤 집일까?’ 저도 생각보다 많이 따지지 않아요.

➃₁ 어떤 사람이 사느냐에 따라 그 집이 차가운 느낌이 날 수도 있고 따뜻한 느낌이 날 수도 있잖아요. 어쨌든 저는 신축보다는 좀 오래된 공간을 더 선호하는 사람이에요. (웃음)

➃₂ 마찬가지로 새 느낌 나는 동네나, 정사각형으로 쫙 쫙 편리하게 되어 있는 곳보다는 오래되고 정감 가는 동네를 좋아해요. 지하철역에서 집까지 걸어가는 길이 즐거운 동네요.

➃₃ 그런 기준으로 구했던 곳이 후암동이에요. 지금은 불광역 근처 대조동에 살고 있고요. 대조동은 불광역에서 도보로 5분에서 7분 거리인데 옛날 느낌이 나면서 살기 좋더라고요. 집 앞에 초등학교가 있는데, 아침 8시 50분쯤에 나는 종소리랑 아이들 소리도 정겹고요. 근데 동네도 마찬가지인 것 같아요. 어쨌든 살아야 한는 곳이니까 어떻게든 좋은 점을 찾으려고 노력해요. 이미 살기로 했으니까.

➄ 건축을 전공했지만, 건축 실무 일을 한 사람이 아니라서 민망해요. 그래도 떠올려본다면, 공간의 완성도, 디테일을 보긴 해요. 물론 완벽하게 그림처럼 떨어지는, 마치 장인이 시공한 것 같은 공간도 있어야 하고 중요하지만, 모든 곳이 그래야 한다고 생각하진 않아요. 그래도 저희는 시공이 금방 된 신축을 주로 다루잖아요. 그래서 마감이나 디테일을 보게 되더라고요. 속으로 혼자만의 판단하죠. (웃음) 한 가지 더 추가하자면, 맥락도 살펴요. 주변과의 조화라고 해야 할까요. 왜 이쪽으로 큰 창을 뚫었는지, 주출입구가 왜 이쪽에 있는지, 동네와 어떤 관계를 맺고 있는지 등 단순히 내부 구조와 면적만 보지는 않아요.

➄₁ 스스로 디자인 감각이 뛰어난 사람이라 생각하지 않기 때문에 ‘완성되기 전까지는 못 보여줘! 이건 아니야!’ 이렇지는 않아요.(웃음) 정돈된 정도면 만족해요. 살다 보면 이렇게 저렇게. 계속 바꾸잖아요. 완벽할 수는 없다고 생각해요..

➅ 제 개인적인 생각인데, 수요와 공급이 돌아가게 하는 거잖아요. 승윤님 같이 생각하는 수요자가 많아지면 공급자도 수요에 맞춰 그런 공간을 만들어낼 것 같아요.
여태까지는 사람들이 별로 관심이 없었죠. 집은 투자 목적이라는 인식이 더 컸기 때문에 자연스레 공급자도 그 인식에 맞춰 지은 거란 말이에요.
별집도 이 맥락에 있어요. 다양한 공간 경험을 통해 ‘나는 이런 공간이 좋고, 앞으로는 이런 공간에서 살아보고 싶어’라는 공간 취향이 생기기 시작하겠죠? 너도나도 취향을 얘기하다 보면 재미있는 집들이 많아질 거예요. 요즘엔 생각보다 많은 건축주가가 건축가한테 의뢰해서 조금은 다른 집을 지으려고 해요. 본인 건물에 사는 사람이 만족하기를 원하시는 거예요.공간을 사용하는 사용자들이 목소리를 크게 내야 해요.

➅₁ 네. 특히 요즘, MZ세대라고 하잖아요. 그들은 자신의 니즈를 확실히 알아요. 기업들이 큰 수요층인 mz 세대에 귀를 기울이고 있어요. 그래도 갑자기 변하지는 않을 거예요.

➅₂ 생각보다 아주 특이한 케이스는 많지 않아요. 아주 특이한 공간이 있을 때 손님들이 막상 결정을 못 내리시더라고요. 조금이라도 다른 구조면 되죠. 엄청나게 큰 걸 원하는 게 아니잖아요? 한 층에 3개 세대가 있으면 각 세대 구조가 조금씩 다른 정도면 되죠.

➆ 멀티태스킹을 잘하지 못함에도 저 혼자 해왔어요. 어느 단계에 이르니까 이 방식으로는 지속하지 못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때 마침 채용 문의를 하신 분이 계셨어요. 그 분은 건축 설계사무소에서 일하면서 공인중개사 자격증을 따셨대요. 이야기를 나눠보니 안정적인 직장을 뒤로하고 뭔가 다른 일을 하고자 하는 도전 정신에 매료됐었어요. 그래서 함께 일을 하게 됐지요.
각자 맡은 역할이 있는데 매물 소개글과 사진촬영은 제가 계속 해오던 일이기도 하고 결이 달라질 수 있어, 직원들은 매물을 확보하고 현장을 안내하는 등 계약 성사를 위한 여러 일들을 맡고 있어요.

➆₁ 예전보다는 횟수가 늘어났지만 많은 건수는 아니에요. 그래도 그 매물들은 대부분 저희랑 결이 맞죠.

➆₂ 그렇죠. 건축가 웹사이트나 인스타그램, 잡지를 통해 연락드렸을 때 회신 오는 경우는 적어요. 극히 적어요. 그리고 매물 주소지를 알아내는 게 어려워요. 노출을 안 하시거든요. 좋은 매물이 있어도 주소를 몰라서 소개하지 못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에요. 개인 정보이다 보니 ㅇㅇ구 ㅇㅇ동까지만 노출하시죠. 힘들게 주소를 알아내 레터를 보내거나 연락을 드려도 응답이 없는 경우가 많아요.

➇ 지금 기획 중인 게 있어요. “반짝반짝” 이라는 프로젝트이고 곧 오픈 예정이에요. 별집이 중개하고 있는 공간을 임대되기 전까지 팝업으로 렌탈하는 프로젝트에요. 잠시지만 공실인 기간동안만이라도 공간이 다양하게 쓰일 수 있다는 걸 보여드리고 싶었어요. 상업 공간의 경우 한 번 임대가 되면 오랜 기간 한 가지 업종으로만 사용이 가능하니까요. 공간의 다양한 쓰임새를 포트폴리오처럼 남길 수도 있고, 크지 않은 금액이지만 수익 창출도 가능하다는 이점이 있죠.

신경 안 쓰셨어요. 만리동에 있었을 때, 종로 3가에 있었을 때도 주변에 부동산이 많지 않았어요. 그리고 젊은 애가 와서 하니까 금방 망할 거로 생각하셨을 거예요. 그리고 처음부터 얘기드렸거든요. 저희는 온라인 기반으로 하고 이 동네는 하지 않을 거라고요.

➈₁ 음.. 만약 오프라인에 기반해 다른 부동산들과 같은 형태로 지역 매물을 중개했다면, 지금 중개일을 안 하고 있지 않을까 싶네요. 레드오션 시장에서 살아남는 게 쉬운 일은 아니니까요. 단순히 열심히 일하는 것(성실, 근면)만으로 사업을 유지하는 게 쉽지 않을 거예요.
종로 3가 6층에 있을 때는 1층에 부동산이 있었어요. 인사를 드리러 갔는데 ‘진짜로 6층에 부동산 차린 거 맞냐’고 계속 물어보시더라고요. 이해가 안 되는 거죠. 마찬가지로 별집에 대해 설명드렸고 잘해주셨어요. 이사 나올 때 인사도 드렸고요. 혜화역 인근 1층으로 간다고 말씀드리니까 “그래 부동산이 1층으로 가야지. 근데 별집은 6층도 잘 어울리는데.”하시더라고요.(웃음)

➈₂ 이전 사무실을 진짜 좋아했었어요. 방해 없이 몰두하기에 좋은 환경이었어요. 탁 트여 있었거든요. 그러던 와중에 이 공간을 제안 받았어요. 고민 많이 했어요. 엘레베이터도 없고 오래됐고 겨울엔 춥고 여름엔 더웠는데도 거기가 그만큼 좋았어요. 근데 ‘한옥을 언제 경험해보겠냐?’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이참에 재정비하고 리프레시할 겸 공간을 옮겨야겠다고 생각했어요.

세컨하우스 제 나이 때가 조금 지난 분들, 특히 남성분들이 세컨하우스에 대한 로망이 있어요. 주말에 1시간 반 1시간 40분 거리에 왔다 갔다 할 수 있는 집이요. 세컨하우스에 대한 니즈가 분명히 있는 걸 느끼거든요.
빈티지 아파트 독립문역에 있는 오래된 아파트가 있어요. 대성 맨션이라고. 분홍색 엘리베이터랑 초록 색깔 복도 공간이 있는 아파트요. 아니면 그런 아파트를 리모델링한 공간을 다루고 싶어요. 저도 아파트 키즈거든요. 어렸을 때 살던 아파트는 보통 5층, 높아 봐야 12층이였어요. 그때의 기억이 정말 좋아요. 5층 정도 되는 저층 아파트들을 모아서 뭔가 해보고 싶기도 해요.
구옥 단독주택 지금은 일반적이지만, 1970년대에서 1990년대 사이에 지어진 오래된 단독주택이나 조금만 손 보면 괜찮아질 법한 매물만 모아 보고 싶었거든요. 신혼부부나 젊은 사람들은 구옥을 저렴하게 구입해서 원하는 대로 고쳐 살고 싶어 하는 니즈가 보이기 시작했었어요. 지금은 당연한 게 됐지만요. 쉽게 찾을 수는 없겠지만 해보고 싶어요.
애완동물 가능 강아지를 많이 키우고 있어서 그 마음을 잘 알아요. 별집 매물은 대부분 신축이고 집이 아주 오래된 경우를 제외하고는 애완동물은 안 된다고 하세요. 서울이 아니고 서울에서 조금만 벗어난 외곽에서 반려동물을 키울 수 있는 마당 있는 집 카테고리를 소개하고 싶어요.
리모델링 가능 가끔 본인 비용으로 개조할 수 있는 집을 찾으시는 분들이 있어요. 리모델링에 열려있는 집만 따로 모아놓는 거죠. 집 꾸미기를 좋아하는 사람은 분명히 좋아할 거예요.
공개공지 건물을 지으면 일정 부분을 필수적으로 할애해야 하는 공간이에요. 사유지이기는 하죠. 예전에는 조형물을 두거나 흡연구역으로 쓰였죠. 작은 공연이나 뭘 해도 좋을 것 같은 목 좋은 곳에 있는 공개공지들도 꽤 있어요. CSR(Corporate Social Responsibility)라고 하나요. 기업이 하는 자선 사업을 홍보하는 부서가 있어요. 공개공지 임대를 통해 회사를 홍보하면서 공간과 그 공간이 필요한 사람과 연결하는 걸 해볼까도 했었어요.

✪ 생각해 봤는데, 없더라고요. 일할 때 많이 돌아다니기 때문에 쉴 때는 집에서 쉬는 것을 좋아해요. ‘핫플’을 안 좋아하는 편이에요. 그 거리가 저를 밀어내는 느낌이 들어요.
이전 사무실이 있던 곳이면서 어렸을 때부터 익숙한 곳이 종로예요. 종로를 걷는 것은 편안하게 느껴요.
여주에 조그마한 시골집이 하나 있어요. 멋있는 건축 공간이 아니고 부모님이 주말에 가끔 지내시는 농가주택 같은 거예요. 시간이 나면 여주에 가려고 해요. 서울에서 쉴 때랑 느낌이 달라요. 여주에서는 아무것도 통과할 수 없는 느낌이 들어요. 아무도 나를 건드릴 수 없는 차단된 느낌. 그래서 온전히 쉬는 느낌이 들어요. 물론 계속 전화도 받고 핸드폰도 확인하지만요.(웃음)
요즘에는 인테리어를 잘 안 봐요. 조금 촌스러워도 주인장님이 공들여 가꾸는 장면을 상상하는 게 좋아요. 멋들어지게 힙한데는 오히려 좀 불편해요.
여주 집 맞은편에 카페 디아Dia라고 있어요. 50대 후반쯤 돼 보이시는 부부 두 분이 뉴욕에서 오래 사시다 한국에서 카페를 하시는 거예요. 힙하고 사진 찍기 좋은 곳은 아닌데 워낙 감각이 있으셔서 본인들 스타일로 꾸며져 있어요. 예전부터 빈티지 수집하는 걸 좋아하셨더라고요. 그런 것들 구경하는 재미도 있어요. 요즘에는 힙하고 멋있는 공간에 카페 하는 분들이 많고 그런 곳도 좋지만 저는 편안한 느낌을 좋아해서요.
한 번 가고 마는 게 아닌, 계속 가고 싶은 곳이요.